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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 2020.3.3(화요일) 관리자 (saesaem)
2020년 03월 03일 10시 51분 16초 350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누가복음5:37-38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부대에다가 넣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그 가죽부대를 터뜨릴 것이며, 그래서 포도주는 쏟아지고 가죽 부대는 못쓰게 될 것이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



우리는 매 순간 새로운 공기를 들이마시고, 마신 공기를 내 뱉으며 삽니다. 이걸 멈추면 숨지지요. 우리 몸의 세포는 대략 60조 개라는데, 약 10억 개가 매일 죽고, 또 새로 생깁니다. 1년 동안 죽은 세포의 무게는 우리의 몸무게와 거의 같다지요? 우리의 몸은 그렇게 끊임없이 새로워지며 삽니다. 이걸 멈추면 죽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고, 우리의 사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수’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보존하고 지키자는 뜻입니다. 그 시대의 중요한 가치, 그 시대의 정신을 지키자는 것입니다. 보수의 방점은 그‘시대’의 보존입니다. 그러면 진보란 또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앞으로, 미래로 나간다는 뜻입니다. 새로운 가치, 새로운 정신을 향해 나가자는 말이지요.

그런데 이 보수와 진보는 따로 있는게 아니라 함께 있는 것입니다. 보수를 극단화 하면, 우리가 보수해야 할 시대는 원시시대입니다. 지금의 보수는 과거의 진보입니다. 지금의 진보는 미래의 보수가 되겠지요. 우리가 앞으로 걸어갈 때 왼발이 나가면 오른발도 따라 나가지요. 왼발이 나갔는데, 오른발이 왼발을 따라갈 수 없다고 멈추거나, 뒤로 가면 어떻게 될까요? 호랑나비 춤을 추며 자빠지거나 가랑이가 찢어지겠지요?

“왜 요한과 바리새파의 제자들은 자주 금식하고 기도하는데,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십니까?”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물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금식’은 중요한 전통이었지요. 소중하게 보존하고 지켜야 할 의례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들이 이 중요한 전통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세례 요한은 광야로 나가서 메뚜기와 석청을 먹었지요. 기름진 음식을 거절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 회개하는 결단이요 기도였습니다. 일종의 금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은 금식 의례를 정말 철저히 지켰지요.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혼인 잔치에 신랑과 함께 있는데 어떻게 금식할 수 있느냐? 그렇지만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오면 제자들도 금식할 것이다.”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예수님과 함께 있는 지금은 금식할 때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빼앗길 날이 오면, 제자들도 금식할 것이라는 말이지요.

문제는 때입니다. 때는 그저 날짜로 확정된 그런 절기가 아니라, 정말 슬퍼하고 애통해야 할 때입니다. 그저 달력에 표시된 전통이나 의례를 수구하고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 하나님 앞에서 슬퍼하고 애통하며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말입니다.

예수님은 다시 그들에게 옷과 포도주 비유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새 옷에서 조각을 떼어 헌 옷에 대고 기우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새 천을 낡은 옷에 기워 붙이면, 천이 줄어들면서 옷이 울거나 꿰맨 데가 터지겠지요. 또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새 포도주가 발효하면서 헌 가죽 부대를 터뜨리고,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못쓰게 되겠지요. 그러니 새 옷 조각으로 헌 옷에 기워 붙이면 안 됩니다. 새 포도주는 새 가죽 부대에 넣어야 합니다.

옷도 포도주도 상하면 정말 속상하지요. 신앙은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끊임없이 새로워지지 않으면 굳어버려서, 보수 신앙이 아니라 교조적 맹신이 되고 맙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회칠한 무덤이라고 하셨지요. 무덤, 죽었다는 말이네요.


기 도
우리를 늘 새롭게 하시는 주님, 우리가 낡은 것에 매이지 않게 하소서.날마다 새로운 말씀을 주셔서, 우리의 겉 사람은 낡아지지만,속사람은 날마다 새로워지게 하소서. 아멘.




***위의 사순절 목상은 '누가복음과 함께하는 2020사순절 묵상집 예수의 증인' 『만우와장공』의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문제가 있을시 삭제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