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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 2020.3.4(수요일) 관리자 (saesaem)
2020년 03월 04일 10시 15분 27초 347

안식일의 주인


누가복음6:5

그리고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다.”



공자의 제자로 알려진 복부제는 노나라의 한 성읍 관리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적이 쳐들어왔습니다. 때는 보리가 익어가는 초여름이었지요. 적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들은 복부제에게 아직 시간이 여유가 있으니까, 백성들이 빨리 보리를 거두어들이도록 성문을 열어주자고 말했습니다. 기껏 다 키운 보리를 적에게 내주게 된다면 얼마나 아깝겠습니까.

그러나 복부제는 성문을 굳게 닫고 지키게 했습니다. 쳐들어온 적은 성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원군이 오자 물러갔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왕에게 복부제를 고발했습니다.

아까운 곡식을 빼앗겨서 적을 이롭게 했으니, 이렇게 겁 많고 무능한 관리는 엄벌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왕이 북부제에게 왜 그렇게 했느냐고 물었습니다. 복부제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1년 동안 애써 지은 곡식을 적에게 빼앗기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위기라고 해서 남의 것을 함부로 베어 먹는 것을 한 번 맛 들이면, 그것은 10년이 가도 고칠 수 없습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보기보다는 더 멀리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군요. 정말 중요한 것은 곡식을 잃는 것보다 그 정신을 잃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잃어버린 보리밭은 1년이면 회복할 수 있지만, 흐트러진 사람들의 마음은 10년이 가도 회복 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갈릴리에 보리밭에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보리밭 사이로 지나가고 있었지요. 그런데 제자들이 보리 이삭을 털어서 먹었습니다. 마태복음에서는 배가 고파서 그랬다고 하지요. 어쨌거나 이 일 때문에 시비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시비는 왜 남의 것을 먹느냐는 소유권 분쟁은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보리밭 사이로 지나가다가 이삭 몇 개 잘라 비벼서 먹는다고, 그걸 문제 삼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서 문제를 제기한 사람도 밭주인은 아니었지요. 제자들을 고발한 사람들은 바리새파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안식일 때문에 제자들을 문제 삼았습니다. 왜 당신들은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에게는 안식일은 아주 중요했지요. 그것은 율법을 지키는 일, 그러니까 십계명의 제 4계명을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성전이 무너진 후 제사를 드릴 수 없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안식일을 지키는 일은 아주 중요했습니다.

심지어 전쟁을 하다가 금요일 해가 넘어가고 안식일이 시작되자, 병사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몰살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철저히 안식일 법을 지키려 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법의 중심은 무엇일까요? 사람 아닐까요? 안식일 법도 그렇습니다. 안식일 계명이야말로 하나님이 사람을 위하여 주신 것입니다. 법이라기보다는 은총이지요. 고역을 시달리는 사람에게 쉬라고 하면 이게 은총이지 법은 아니지요. 그런데 실컷 놀고 있는 사람에게 이러저러한 자세로 쉬라 하면, 그건 법일 수도 있겠네요.

바리새파 사람들은 법을 철저히 준수하려 했지만, 정작 그 법의 주인인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법의 주인인 ‘인자’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법을 위해 인자를 없애려 했습니다. 그러니 그 안식을 주신 하나님의 마음도 영 놓쳤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쉬게 하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법이, 사람을 옥죄고 사람을 잡는 그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이 그들에게 확고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인자가 안식일의 주인이다.”


기 도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는 주님을 찬미합니다. 우리가 죄에 매이지 않게 하소서.
죽이는 문자가 아니라 살리는 영을 따르게 하소서.
사람을 보게 하시고, 사랑하게 하소서. 아멘.




***위의 사순절 목상은 '누가복음과 함께하는 2020사순절 묵상집 예수의 증인' 『만우와장공』의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문제가 있을시 삭제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