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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 2020.3.5(목요일) 관리자 (saesaem)
2020년 03월 05일 09시 27분 23초 351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있다


누가복음6:20-21

예수께서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너희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 너희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 너희가 배부르게 될 것이다. 너희 지금 슬피 우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 너희가 웃게 될 것이다.”



“콜럼부스가 온다.” 이 말이 무슨 뜻일까요? 콜럼부스는 탐험가이고, 신대륙을 발견한 사람이지요. 이 ‘콜럼부스가 온다’는 말은, 신대륙을 정복해서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어 낸 백인들에게는, 새 세상이 열린다, 희망의 땅이 있다는 뜻으로 들릴 것입니다.

그런데 똑같은 말을 전혀 다르게 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이지요. 실제로 라틴아메리카의 어느 원주민에게 ‘콜럼부스가 온다’는 말은, ‘난데없이 엄청난 재앙이 닥쳐온다’는 뜻으로 쓰인답니다. 그들에게 이 말은 고통스러운 말이고, 참담하고 절망적인 말입니다.

실제로 콜럼부스가 왔기 때문에, 라틴아메리가 원주민 1,200만 명 이상이 학살당하고,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쫓겨나고, 졸지에 몰락하고 사라지는 대재앙을 당했습니다. 같은 말도 다른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다른 말이 됩니다.

“너희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가 가난한 사람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런데 마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라고 썼습니다. ‘가난’을 그저 ‘배고프고 헐벗은’것을 넘어 복음을 위하여 ‘버리고 비우는’것까지, ‘하나님에게 구걸하는’가난으로 폭을 넓혔습니다.

사실 마태복음에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슬퍼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자비한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 평화를 이루는 사람, 의를 위해 박해받는 사람, 이 모두를 아우르는 말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팔복’이라기보다는 ‘마음이가난한 사람의 일곱 가지 행복 스펙트럼’이라고 읽을 수 있지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다만 하나님 밖에 아무것도 없는 사람입니다.

누가는 마태와 달리 네 가지 복과 네 가지 화를 말하지요. 네 가지 복은, 가난한 사람, 굶주리는 사람, 슬피 우는 사람, 핍박받는 사람의 복입니다. 네 가지 화는, 부요한 사람, 배부른 사람, 웃는 사람, 칭송받는 사람이 받을 화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네 부류의 사람들이라기보다는 가난한 사람들과 부유한 사람들이 받는 복과 화로 보아야 합니다. 가난한 사람은 굶주리고 슬퍼하고 핍박받는 사람입니다. 특별히 누가는 예루살렘이 무너진 후 소아시아와 그리스와 로마까지 흩어진 그리스도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려 하지요. 무엇보다 예수님의 복음을 이방인들에게 까지 전하려 합니다. 나라를 잃고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 떠도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고통스러운 상황에도 부유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날마다 잔치를 벌이고, 파안대소하며 떵떵거리는 사람들입니다. 배부른 사람들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나라가 어떻게 되든지, 가난하고 병든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서라도, 제 배만 부르면 되는 사람들이 있지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은 핍박받는데, 백작이 되고 공작이 되고 작작 웃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나라를 팔아먹고도 대를 이어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우리에게도 있지 않습니까? 피둥피둥 살이 쪄서 거만하게 눈을 치켜뜨고 다니는 사람들(시73:7)입니다. 수치를 명예로 아는 사람들입니다. 저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옛날에는 거짓 예언자들이 딱 그랬다지요? 로마에 빌붙어 나라를 팔아먹는 사람들도 있네요. 그런데 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아니, 저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마땅할까요?

“너희 지금 배부른 사람들은 화가 있다. 굶주리게 될 것이다.” 예수님 말씀입니다. 아멘!


기 도
주님, 우리에게 가난한 마음을 허락해 주소서. 우리의 마음에서 모든 탐욕과 거짓을 버리게 하소서.
순전하게 온전히 비우게 하소서. 다만 말씀으로 가득하게 하소서. 아멘.




***위의 사순절 목상은 '누가복음과 함께하는 2020사순절 묵상집 예수의 증인' 『만우와장공』의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문제가 있을시 삭제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