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사순절 묵상 2020.3.12(목요일) 관리자 (saesaem)
2020년 03월 12일 09시 27분 22초 347

어린이를 곁에 세우시고


누가복음9:47-48

예수께서 그들 마음속의 생각을 아시고,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곁에 세우시고 그들에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 어린이를 영접하면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영접하면 나를 보내신 분을 영접하는 것이다. 너희가주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이다.”



옛날 고대 인도의 무굴제국 황제 아크바는 아주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처음부터 지혜를 깨친 것이 아닙니다. 나라에 아홉 현자가 있었지만, 황제는 그들에게서 아무것도 배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늘 불만이었지요. 어느 날 황제는 현자를 모두 불러놓고, “자기 하나 깨우치지 못하느냐”라고 나무랐습니다.

그때 한 현자를 따라왔던 아이가 크게 웃었습니다. 황제 앞에서 경망스럽게 웃는 이 철없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황제는 지엄하게 호통을 쳤지요. 그랬더니 아이가 황제에게 말했습니다.

“진정 깨우치고 싶으면,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로 내려오세요.” 정말 대책 없는 아이지요? 황제는 어쩌나 보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내려왔지요. 그랬더니 이 아이가 냉큼 옥좌로 올라앉더니, 황제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그 자리에서, 황제가 아니라, 어린아이처럼 물어보세요.” 그 순간 아크바 황제는 지혜를 깨쳤습니다.

아크바 황제가 깨달은 지혜란 무엇일까요? 진정으로 깨우치려면, 무엇ㄴ가 배우려면 내려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황제의 자리에서 어린아이의 자리로 내려와야 하고, 선생의 잘에서 학생의 자리로 내려서야 합니다. 목사가 아니라 신도의 자리에 서야 하고, 성인의 방석이 아니라 죄인의 바닥에 무릎을 꿇어야 하고, 부모의 자리에서 자녀의 자리로 내려서야 합니다. 진짜 지혜는, 낮은 자리로 내려와서 듣는 것, 그 자체가 아닐까요?

예수님의 제자들이 서로 다투었습니다. 자기들 가운데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과연 누가 가장 큰 사람일까요? 가장 먼저 온 제자일까요? 제일 힘이 센 사람일까요? 가장 머리가 좋은 사람, 기도를 잘 하는 사람, 말을 잘하는 사람, 잘 생긴 사람일까요? 아니면 뭐니 뭐니 해도 돈 많은 사람일까요? 누구일까요?

예수님이 그들의 마음속 생각을 아시고, 어린아이 하나를 데려다가, 곁에 세우셨습니다. 예수님 곁에, 예수님과 나란히 세우셨습니다. 어린아이는 누구입니까? 감히 어른이 제자들과는 겨룰 수 없는, 나란히 설 수 없는, 가장 작은 사람이지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 어린이를 영접하면 나를 영접하는 것이다.” 무슨 말씀입니까?

그 어린아이가 곧 예수님과 같다는 말씀 아닙니까? 그런데 이 말은, 그 어린아이가 가장 크다는 말일까요? 아니면 예수님이 그 어린아이처럼 가장 작다는 말일까요?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누가 크냐는 그 물음 자체를 버리라는 말씀 아닐까요? 키 재기로 치면, 누가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과 크기를 다툴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이 가장 낮은 자리로 가셨는데, 그 누가 자기가 크다고 자랑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예수님이 어린아이와 키높이를 나란히 맞추셨는데, 누가 발꿈치를 들고 꼼수를 쓴다는 말입니까? 가장 작은 사람이 가장 크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누가 크냐는 다툼 따위는 아예 집어 치우라는 말씀이지요. 하나님 나라에서는, 예수님 안에서는, 크고 작은 것이 없습니다.


기 도
어린이 곁에 서신 주님! 우린도 몸을 낮추어 가장 작은 사람 곁에, 나란히 서게 하소서.
아니, 엎드리게 하소서.
하여 너를 나보다 높이게 하소서. 존중하게 하소서. 아멘.




***위의 사순절 목상은 '누가복음과 함께하는 2020사순절 묵상집 예수의 증인' 『만우와장공』의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문제가 있을시 삭제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