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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 2020.3.13(금요일) 관리자 (saesaem)
2020년 03월 15일 12시 25분 59초 346

진짜 기뻐할 일


누가복음10:20

그러나 귀신들이 너희에게 굴복한다고 해서 기뻐하지 말고,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예수님이 제자를 파송하는 이야기는 공관복음서에 다 나옵니다.(마10:5-15, 막6:7-13, 눅9:1-6). 그런데 제자 몇 명을 파송하시나요? 열두 제자입니다. 내용도 거의 비슷한데, 마태복음은 두 복음서와 달리, 제자들이 가지 말아야 할 곳을 명시합니다. “이방 사람의 길로도, 또 사마리아 사람의 고을로도 들어가지 말아라(마10:5).”

마태는 유대계 그리스도인에게 복음서를 썼다고 했지요. 마태는 이방인을 배타적으로 혐오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마태는 시급하게 ‘길 잃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복음을 전하려 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고을들’에 집중하지요.

그런데 누가복음에는 예수님이 일흔 사람을 파송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왜 일흔 사람일까요? 우선 열둘이 이스라엘을 암시한다면, 일곱 또는 일흔은 이스라엘을 넘어서 온 세상을 뜻합니다. 그리스어를 쓰는 유대인을 위해 구약성서를 일흔 명의 학자들이 번역(셉투아진트, 70인역)한 것도, 그런 뜻이 있습니다. 특히 누가는 이방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려 하지요.

예수님이 일흔 사람을 파송하는 이야기는 복음이 예루살렘에서 온 유대를 넘어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퍼져나가는 전망을 담고 있습니다. 일찍이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던 모든 민족, 모든 사람입니다. 누가는 파송 받을 일흔 사람이 가야 할 곳도, ‘모든 고을과 모든 곳(눅10:1)’이라고 명시합니다. 누가는 일흔 사람을 파송한 이야기를 통해서, 복음을 이방인에게 전하는 것이 예수님의 명령임을 확고하게 상기시킵니다.

초대교회는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문제로 갈등이 심각했습니다. 예루살렘 회의에서 이방인 선교를 조건부로 이정하게 되는 과정(행15장)을 생각하면, 예수님의 일흔 사람 파송이야기는 아주 중요합니다. 초대교회가 치열하게 다투었던 이방인 선교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이야기지요. 예수님이 친히 명령하신 일을 누가 감히 왈가왈부한다는 말입니까?

예수님으로부터 파송 받은 일흔 사람은 모든 고을과 모든 곳으로 갑니다. 모든 사람에게 갑니다. 먼저 파송되었던 열 두 제자는 ‘하나님 나라’를 선포했지요. 예수님이 하셨듯이, 귀신을 쫓아내고 병든 사람을 고쳐주며, 하나님 나라를 선포합니다. 그런데 다시 파송 받은 일흔 사람은 ‘평화’를 선포하지요? 평화입니다. 누가복음에서 평화는 하나님 나라의 용이지요. 예수님이 탄생하셨을 때도,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도, 누가복음은 ‘평화’를 노래합니다.

어쨌거나 파송되었다가 돌아온 일흔 명의 사람들은 기쁨에 들떴습니다. 무력했던 자신들이 주님의 이름으로 악령을 물리쳤습니다. 지금까지는 악력에게 자신들이 굴복했는데, 이제는 그 악령들이 주님의 이름에 복종합니다. 얼마나 기쁩니까? 그런데 그렇게 기뻐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그보다 더 기뻐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악령을 쳐부순 것보다도 더 기뻐할 일, 그게 무엇일까요? 얼마나 중요하고 대단한 일일까요?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그렇습니다. 그들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입니다. 사실 그리스도인들의 선교는 전반적으로 그리 성공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실패에 가까웠다고 볼 수도 있지요. 그들은 배척받고 순교 당해야 했습니다. 복음의 길은 십자가의 길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기쁨에 넘쳤습니다. 그것은 존재의 기쁨입니다. 성공에도 교만하지 않고, 실패에도 낙담하지 않는 생명의 기쁨입니다.

오늘 우리는 무엇으로 기뻐하나요? 또 무엇으로 슬퍼하나요?


기 도

주님, 우리가 일할지라도, 이루시는 이는 다만 주님이시니 감사합니다.
우리가 이룰 때 자만하지 않게 하시고, 우리가 잃을 때 주님을 바라보며 낙담하지 않게 하소서.
아멘.




***위의 사순절 목상은 '누가복음과 함께하는 2020사순절 묵상집 예수의 증인' 『만우와장공』의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문제가 있을시 삭제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