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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 2020.3.16(월요일) 관리자 (saesaem)
2020년 03월 15일 12시 30분 20초 361

빼앗지 못할 것이다


누가복음10:42

그러나 주님의 일은 많지 않거나 하나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하였다.
그러니 아무도 그것을 그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예수님이 집에 오셨습니다. 얼마나 기쁩니까? 마르다는 여러 가지 접대하는 일로 정신없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동샌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치께에 앉아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마르다는 예수님에게 자신을 좀 거들도록 마리아를 타일러 달라고 부탁하였지요. 얼마나 약이 오르고 화가 났을까요?

여신도들 대부분은, 특히 봉사 잘하는 여신도일수록, 이 장면에서 마르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겠지요? 그런데 예수님의 대답은 미르다의 기대를 뒤엎어 버립니다. 이거 불난 집에 기름 끼얹는 건가요? 마리아를 타이르고 야단치기는커녕, 오히려 마르다를 나무라듯 말씀하십니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하였다. 그것을 빼앗지 말라.”

흔히 이 이야기는 ‘말씀’과 ‘섬김’ 중에서 ‘말씀’의 우선권을 가르친다고 생각했습니다. 말씀과 섬김 둘 중에 택하라면, 주저 없이 말씀을 택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에게 말씀과 섬김이 따로 있지는 않지요. 그것은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오히려 누가복음에서 둘 중에 방점을 찍는다면, 누가복음이 특히 강조하고 주목하는 것은, 섬김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섬기러 왔다 하셨고, 섬김의 본이 되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기고, 식사 시중을 드시고, 십자가에서 온몸을 섬김의 제물로 드리셨습니다. 더구나 이 이야기 바로 앞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 비유도 섬김과 실천을 주목합니다. 강도 만난 이웃을 지나친 제사장과 레위 사람에게 부족한 게 말씀이었나요? 아니지요. 영생을 물었던 율법 교사에게 모자라는 게 말씀이었나요?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섬김과 실천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섬기느라 분주한 마르다의 마음을 야속하게 하면서까지, 마리아가 참 좋은 몫을 택했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신 까닭은 무엇일까요? 더구나 그것이 유일하게 필요한 주님의 일이라는 말씀은 또 무슨 뜻일까요? 마리아가 말씀을 택한 것은 너무도 중대한 사건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여자에게는 말씀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자는 말씀을 택할 수 없었습니다. “여자에게 말씀(율법)을 가르치는 것은 돼지에게 진주를 던지는 격이다.” 이것이 율법학자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여자는 한낮 뱀과 같은 미물에게 넘어간 어리석은 존재요(이브). 하나님 앞에서까지 시치미를 땔 만큼(사라) 진실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여자를 가르치는 것은 어린아이에게 칼을 주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그중 고상한 여자들에게 율법을 가르친다면, 무엇을 행하라는 적극적 율법은 가르치지 말고, 무엇을 하지 말라는 금기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습니다.

그 시대에 여자란 무엇일까요? 여자란 어린이와 함께 율법이 없는 존재, 말씀이 없는 존재였습니다. 어린이는 그래도 성인이 되면 율법을 배울 수 있지만, 여자는 일생 율법을 배울 수 없었습니다. 그런대 마라이가 말씀을 택한 것입니다. 이것은 전혀 새로운 일입니다. 천지가 개벽하는 사건이지요. 이미 초대 교회에 여제자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리아가 말씀을 택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사건입니다.

말씀(율법)을 독점했던 남자들, 그때 얼마나 흥분했을까요? 감히 여자가 말씀을 택하다니, 있을 수 없다고 날뛰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리아는 정말 필요한 유일한 것, 좋은 것을 택하였다. 아무도 그것을 빼앗을 수 없다.” 참으로 달고 오묘한 말씀입니다.



기 도

우리에게 생명의 말씀을 주신 주님! 우리가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성심으로 실천하게 하소서. 특별히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여신도들에게 은총으로 내려주소서. 아멘



***위의 사순절 목상은 '누가복음과 함께하는 2020사순절 묵상집 예수의 증인' 『만우와장공』의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문제가 있을시 삭제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