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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 2020.3.18(수요일) 관리자 (saesaem)
2020년 03월 18일 14시 47분 02초 345

어리석은 사람아


누가복음12:20

그러나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어리석은 사람아, 오늘밤에 네 영혼을 네게서 도로 찾을 것이다. 그러면 네가 장만한 것들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남의 자루를 뒤지고 궤를 여는 도둑을 막기 위하여, 사람들은 궤를 노끈으로 단단히 묶고 자물쇠로 채워 두기 마련입니다. 이것이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지혜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큰 도둑이 오면, 그 궤와 자루를 송두리째 메고 도망가면서, 그 노끈과 자물쇠가 단단하지 않을까 오히려 걱정할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그 지혜로운 사람은 결국 큰 도둑을 위해 재물을 모아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요? ‘장자’의 ‘큰 도둑’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장자는 세상의 총명한 사람이란 큰 도둑을 위해 재물을 모아두는 사람일 뿐이 아니냐고 묻습니다.

또 세상의 성인이란 큰 도둑의 재물을 지켜주는 사람이 아니냐고 거듭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허명(虛名)에 빠지고 사리사욕을 도모하는 사람들의 손에 들려진 세상의 지혜는 얼마나 큰 폐해를 가져옵니까? 무릇 지혜를 즐겨 하는 짓들이 천하를 얼마나 혼란에 빠뜨립니까?

아주 큰 부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밭에서 많은 소출을 얻었습니다. 그 많은 곡식을 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자는 기분 좋은 궁리 끝에 마침내 해결책을 찾아냈습니다. 커다란 창고를 짓는 것입니다. 아주 크고 튼튼한 창고입니다. 이거 얼마나 멋진 생각입니까? 이제는 안심입니다. 걱정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실컷 쉬고 먹고 마시고 즐기면 됩니다. 날마다 잔치입니다. “내 영혼아, 너는 마음 놓고 먹고 마시고 즐겨라.”

그러나 하나님은 그에게, 그의 꾀가 곧 어리석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 날 밤에 하나님이, 그의 영혼을 도로 찾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가 기껏 쌓아둔 재물은 누구의 것이 되겠습니까? 아니, 재물이 문제가 아니지요. 그의 영혼은 어디로 가겠습니까? 장자의 어리석은 사람이 잃은 것은 재물 궤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비유에서 어리석은 부자가 잃은 것은 그의 영혼, 그의 생명, 그 자신이었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참 지혜는 어디에 있을까요? 무엇이 진정한 지혜일까요? 장자는 모든 인위(人爲)를 배제한 자연과의 진정한 합치에서 지혜를 보았습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순리를 따라 조화롭게 사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자연의 근본은 또 무엇일까요? 그것은 생명 아닐까요? 그것을 또 달리 말하면, 영혼이 아니겠습니까?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내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할 것은 재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의 생명, 나의 영혼이 아닙니다. 그걸 깨닫는 것이 지혜가 아닐까요? 우리 영혼의 주인이신 하나님, 우리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그렇습니다. 나의 영혼, 나의생명입니다. 그것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내가 ㅂ너 돈으로 산 것도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이 주신 것이고, 하나님이 거두어 가실 것입니다. 부자는 탐욕에 눈멀어서 생명을 보지 못하고 껍데기 재물만 보았습니다. 그것이야 말로 어리석은 일이었습니다. 어리석게도 재물이 자신의 생명인 양 거기 머물고 안심하는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우리의 영혼을, 우리의 생명을 상실하고 맙니다.

우리는 어디에 무슨 창고를 짓고 있나요? 우리는 얼마나 지혜롭다고 생각하나요? 우리는 어디에서 먹고 마시며 안심하고 있나요? 그나저나 우리의 영혼은 오늘 밤 무사하겠지요?


기 도

주님, 우리가 재물에 우리의 마음을 두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맘몬에게 우리의 영혼을 팔지 않게 하소서. 우리의 영혼은, 우리의 생명은 다만 주님의 것입니다. 아멘




***위의 사순절 목상은 '누가복음과 함께하는 2020사순절 묵상집 예수의 증인' 『만우와장공』의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문제가 있을시 삭제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