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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 2020.4.10(금요일) 관리자 (saesaem)
2020년 04월 10일 14시 15분 54초 549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누가복음23:43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흉년이 들자 수도원으로 갔습니다. 수도원이라고 먹을 것이 넉넉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수도원장은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하고, 그 사람을 받아주었습니다. 그런데 한 수도사가 식사 시간에 보니까, 각자 자기 밥을 푸는데, 그 사람은 한 가득 펐습니다.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고 반 그릇만 먹는데, 빈대 주제에 한 그릇 다 먹으니, 얼마나 얄밉습니까? 그 죗값을 어찌 받으려는 걸까요?

세월이 흘러 모두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도 생활을 잘 마친 수도사는 천국에 갔지요. 그런데 그 밥 많이 먹던 사람도 천국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양심 없는 사람이 어떻게 천국에 왔을까요? 뭔가 잘못 된 게 틀림없지요. 수도자는 베드로를 찾아가서 부당하다고 항의 했습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말했습니다. “저 사람은 평소에 밥을 두 그릇 먹는데, 수도원에서 한 그릇만 먹느라고 죽을힘을 다했습니다.”

참 다른 사람을 헤아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군요. 다른 사람은 나와 다른 것이 당연한데, 나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요. 사람은 신수가 편할 때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쉽지 않지만, 심사가 고단하고 불편할 때에는 더욱 어렵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렸습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십자가의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극한의 고통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앞에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어떤 사람들 인가요? 고통을 구경하는 사람들입니다.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네가 남을 구한다 했으니, 너 자신이나 구원하시지’하며 비아냥거립니다.

병정들도 신 포도주를 입에 들이대며 ‘네가 유대인의 왕이라면, 너나 구원해 보라’며 조롱합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모두 예수님의 고통을 희롱하며 고통에 고통을 더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고통당하는 사람을 이렇게 괴롭힐 수 있을까요? 하긴 얼만 전에 자식을 잃고 죽기로 단식하는 부모 옆에서 피자 파티를 벌였던 사람들도 있었지요. 사람이 이렇게 까지 패악할 수도 있네요. 심지어 같이 십자가에 매달린 한 죄수도 ‘네가 그리스도면, 너와 우리를 구원하라’하면서 예수님을 모독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날, 그 누구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고통을 헤아리지 않았습니다. 모두 예수님을 비난하고 조롱했지요. 그런데 그때 예수님과 같이 십자가에 달린 또 한 사람의 죄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똑같은 처형을 당하고 있는 주제에 하나님이 두렵지도 않느냐며, 예수님을 모독하는 죄수를 나무랐습니다.

자기들이야 마땅한 벌을 받고 있지만, 예수님은 죄가 없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예수님에게 말했습니다. “예수님,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나를 기억해 주십시오.” 그에게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그 죄수도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고통이 너무 커서 다른 사람을 헤아릴 여력이 전혀 없을 만큼 힘들었겠지요. 십자가는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고통 아닙니까? 자기 십자가도 감당하기 힘든데, 그래도 그는 옆에 있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보았습니다. 누가 어떻게 무엇으로 예수님의 고통에 함께 할 수 있을까요?

함께 십자가에 달린 그 죄수의 한마디 말은 예수님을 위로하는 유일한 말이 되지 않았을까요? 예수님의 고통에 함께한 그는 예수님과 낙원에 함께 있으리라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렇군요. 고통을 함께하는 사람은 기쁨도 함께 할 수 있는 거군요.

오늘 성금요일,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우리는 어떤 사람일까요?



기 도

주님, 우리가 다른 사람을 헤아리며 살게 하소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오늘 하루,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고통에 조금이라도 함께하게 하소서. 아멘




***위의 사순절 목상은 '누가복음과 함께하는 2020사순절 묵상집 예수의 증인' 『만우와장공』의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문제가 있을시 삭제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