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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묵상 2020.4.11(토요일) 관리자 (saesaem)
2020년 04월 10일 14시 17분 03초 588

내 영혼을 맡깁니다


누가복음23:46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어 말씀하셨다.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그는 숨을 거두셨다.



옛날에 어떤 왕이 네 왕자를 불러서 백합 꽃씨를 하나씩 주었습니다. 꽃을 가장 잘 기르는 왕자를 후계자로 삼으려는 것입니다. 꽃을 잘 기르는 마음이면, 백성들도 잘 보살피지 않겠습니까? 네 왕자는 씨를 화분에 심었습니다. 매일 물도 주고 햇빛도 받게 했지요. 드디어 때가 되어 왕자들은 왕 앞에 나갔습니다.

첫 번째 왕자는 꽃을 크게 길렀습니다. 두 번째 왕자는 색깔을 잘 냈습니다. 세 번째 왕자가 들어오자 꽃향기가 진동했습니다. 모두 참 잘들 길렀습니다. 과연 누가 왕의 선택을 받았을까요? 그런데 마지막 왕자는 빈 화분을 가지고 와서 엎드려, 불충을 고하며, 엄벌을 청했습니다. 참 딱한 왕자지요? 그런데 왕은 벌떡 일어서더니, 옥좌에서 내려와 왕자를 일으키며 말했습니다. “이 아들은 내가 준 것을 가지고 왔다. 내가 준 것은 삶은 씨였다.” 왕은 화려한 꽃이 아니라 향기로운 마음을 바랐군요.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께 맡깁니다.”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남기신 마지막 말씀입니다. 정확하게는 누가복음이 전하는 마지막 말씀이지요. 우리에게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하신 말씀 일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곱 말씀은 네 복음서에 흩어져 있지요.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에 각각 세 말씀이 있고,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 ‘엘리 엘리, 레마 사박다니’ 하고 절규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긴다는 말씀을,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으로 전합니다. 무엇보다 누가복음에서 ‘영혼’은 아주 중요합니다.

예수님이 일하시기 전에 세례를 받고 기도하실 때, 하늘이 열리고 성령(프뉴마)이 내려왔지요. 성령을 받으신 예수님은 시험을 받으시고, 갈릴리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시고, 많은 기적과 이사를 일으키며 일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활동은 성령의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든 일을 마치신 예수님은 마지막 십자가에서 영혼(프뉴마)을 하나님의 손에 맡기십니다. 하나님에게 받은 영을 다시 하나님에게 돌려 드립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하나님으로부터 성령을 받아 일하시고, 일을 마치면서 다시 영혼을 하나님에게 맡기는 이 패턴은, 누가복음의 후속편인 사도행전에서도 다시 반복됩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에 사도들에게 성령이 내리지요. 성령이 충만한 사도들은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선교의 역사를 시작합니다. 사도들은 병든 사람을 고치고 악령을 쫓아내며 복음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오순절에 성령이 내리자, 예수님을 따르는 공동체인 교회가 시작됩니다. 교회는 성령의 열매입니다. 초대교회의 첫 집사였던 스데반이 순교하면서, 마지막으로 자신의 ‘영혼’을 예수님께 맡기는 장면(행7:59-60)은 예수님의 십자가 말씀을 빼닮았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영을 지키고, 그 영을 따라 일하고, 그 영을 하나님 손에 맡겨드립니다. 사도들도, 그리고 처음 그리스도인들도 예수님을 따라,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영을 지키고, 그 영을 따라 일하고, 마지막에 그 영을 하나님에게 맡겨드립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잃어버리지 않고 지켜야 할 것은 우리의 영혼입니다. 또 우리가 마지막 날에 하나님에게 드려야 할 것은, 우리의 영혼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숨결, 하나님의 영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이지요. 우리의 영혼은 우리의 생명은 다만 하나님의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의 영혼은 오늘 어디에 두었나요?


기 도

주님, 우리가 세상에 살면서 우리의 영혼을 잘 지키게 하소서. 우리의 생명이 다만 하나님의 것임을 잊지 않게 하시고, 마지막 날에 주님 손에 맡겨 드리게 하소서. 아멘




***위의 사순절 목상은 '누가복음과 함께하는 2020사순절 묵상집 예수의 증인' 『만우와장공』의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문제가 있을시 삭제 하도록 하겠습니다.